공원점만 25년 2월 28일까지 매장 리뉴얼중
필자는 그런 소리를 자주 들었다. 중국 출장을 갔을 때 상사에게 “쟤는 중국 사람처럼 중국 음식을 먹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중국 음식을 좋아하고 자주 찾아 먹는다. 다양한 스타일의 중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한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이 얼마나 현지의 맛을 잘 살리는지가 늘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맛있는 중식당을 찾아다니는 데 꽤 진심인 편이다.
연남동을 걷다 보면 가끔은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감각적인 카페와 아기자기한 숍들이 자리 잡은 골목을 지나치다가, 오래된 주택과 작은 공원이 불쑥 나타나는 모습이 그렇다. 새로움과 익숙함이 교차하는 이 거리에서, 마치 홍콩의 어느 골목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의 중식당을 만났다. 중화복춘 공원점.
이연복 셰프의 제자들이 운영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재료가 신선하다’는 후기가 더 마음을 끌었다. 평소 음식 맛에서 미묘한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문을 열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클래식한 중식당 분위기에 따뜻한 조명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대표 메뉴인 복춘초마와 쑤저우 전통 연잎 동파육을 주문했다. 먼저 나온 복춘초마는 짬뽕이라기보다는 해물탕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국물 속에 꽃게, 새우, 갑오징어, 소라까지 해산물이 가득했고, 첫 숟갈을 뜨자마자 진한 해물의 감칠맛이 퍼졌다. 신선한 재료에서만 나올 수 있는 맑고 깊은 국물.
복춘초마는 정말 또 먹고 싶은 맛이었다. 처음엔 ‘국물은 깔끔한데?’ 싶었지만, 어느새 젓가락이 멈추지 않았다. 얼큰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한 매운맛이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려준다. 해산물에서 우러난 깊은 국물이 면에 스며들어 한입 한입이 아쉬울 정도였다. 평소 짬뽕을 좋아하지만, 이 정도로 기억에 남을 맛은 처음이었다.

곧이어 나온 쑤저우 전통 연잎 동파육. 연잎을 조심스레 펼치자 촉촉한 돼지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입 베어 물면 짭조름하면서도 달큰한 소스가 입안 가득 퍼지고, 고소한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괜찮네’ 하고 몇 입 먹다 정신을 차려보니 접시가 비어 있었다.
같이 나온 청경채와 견과류가 신의 한 수였다. 부드러운 고기와 아삭한 청경채, 그리고 바삭한 견과류의 조합이 씹는 재미를 더해줬다. 소스가 배어든 고기에 고소한 견과류까지 더해지니, 동파육이 더 풍부한 맛을 가진 요리로 완성되는 기분이었다. 중자 사이즈를 시키길 잘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쉬지 않고 먹을 줄은 몰랐다.
옆 테이블에서는 목화솜 크림새우를 먹는 손님이 많았다. 크리미한 소스가 듬뿍 올라간 새우튀김이 윤기를 내며 반짝였는데,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곳은 특정 메뉴 하나만 맛있는 곳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리를 함께 즐기기에 더 좋은 곳 같았다.

그리고 함께 주문한 타이완 망고맥주. 대만 정통 스타일의 작은 병에 담겨 나왔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달콤한 망고 향이 피어올랐다. 한 모금 마시니 망고의 부드러운 단맛과 맥주의 청량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술이 센 편이 아니라서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았고, 짬뽕의 얼큰함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동파육의 깊은 풍미와도 잘 어울렸다.
식사가 끝날 즈음, 이곳이 왜 인기 있는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유명 셰프의 제자들이 운영하는 곳이어서가 아니라, 음식 자체가 충분히 인상적이었고, 오랜만에 ‘기억에 남을 한 끼’를 먹었다는 만족감이 컸다.
중화복춘 공원점은 매일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주문 마감은 오후 9시 45분까지다. 예약은 전화(0507-1436-2209) 또는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가능하니, 특히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오시면 꼭 모시고 가고 싶은 1위 중국집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맛이 아니라, 제대로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곳. 재료의 신선함과 깊은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중화복춘 공원점은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크림새우까지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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