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샵이기에 전화보다는 네이버에 나와있는 문자로 하면, 손님이 가시고 나서 답장을 주신다.
주말만 시간이 된다면 5시 이후로는 자주 비어있다고 하시니 이때를 한번 노려보도록...!
금요일 밤, 또 다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생각의 회로를 끊지 못하고 잠들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갔다. 왜 그때 나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내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저 웃기만 했던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 보니 턱 통증이 삐그덕거려 뻐근한 몸을 마주해야 했고, 이대로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 일주일 전 얼굴경락을 예약했던 스마일여성전용마사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을 나서기 전, 나는 혹시 오늘 뭘 먹어서 입냄새가 나거나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을지, 누군가 내 피부를 만질 때 때가 밀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전날부터 깨끗이 씻고 모델링 팩까지 해두었다. (이럴 필요 없다는 걸 나도 알지만 안하는거 안됨) 나 같은 예민한 성격의 사람에게 이런 걱정은 늘 동반되는 일이다. 예약하는 순간부터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오늘 드디어 예약 당일이 되었던 것이다. 마사지샵은 너무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가깝고, 그 이상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때문에 정말 가고싶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지만 여성전용이라는 이름과 1인샵이라는 곳에 조금 믿음을 줘 보기로 했다. 아니면 말지 뭐 하는 느낌으로 도전했다.
마사지샵에 들어서면 먼저 팬티만 입은 채 모든 옷을 벗고, 가슴까지 올라오는 얇은 포대 같은 옷을 입은 채 이불 아래에 누워야 한다. 나는 얼굴 경락을 받으러 온 터라, 턱부터 어깨까지 섬세하게 풀어주시는 사장님의 손길에 마음 한켠의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느꼈다. 사장님 역시 나처럼 남의 시선과 내면의 예민함을 잘 아시는 분이라, 나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주셨다. 사장님또한 버스타거나 새로운곳에 가는것조차 두근거려서 힘들다고 하셨다.
마사지를 받는 동안, 어깨의 뭉침이 두두둑 거리는 소리와 함께 하나둘씩 녹아내렸다. 등까지 스스륵 풀어주시는데, 때때로 손길 하나에 몸이 죽을 것 같은 아픔이 밀려왔지만, 그 아픔 뒤에 찾아오는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턱과 목, 그리고 평소 흐릿했던 눈이 2.0처럼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그동안 누적된 긴장감이 몸 전체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종합병원이 왔네” 라는 웃음 섞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
그 자리에서 마음을 고쳐먹고 발과 종아리 마사지까지 추가로 부탁드렸다. 평소 주 5회 발레를 4개월째 하고 있는 나에게 발과 종아리의 긴장은 늘 따라오는 숙제와도 같았다. 근육이 너무 단단해져 눈앞이 하얗게 될 정도의 아픔도 있었지만, (사장님은 절대 세게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어루만지기만 해도 아파해서 당황해 하셨다.) “자주 와야겠다”는 다짐이 자연스레 피어올랐다.
또한, 가슴 윗부분을 부드럽게 쓸어주실 때는 평소 설사와 위장 조임에 시달리던 내 배가 전혀 아프지 않음을 경험하며, 몸 전체의 긴장이 한순간에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맛보았다. 전부 손으로 이루어지는 섬세한 터치와, 회원가 없이 정가 그대로의 가격은 내 예민한 감성마저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원래 나는 남이 내 몸에 손대는 것을 싫어하고, 스스로 굳어버린 몸을 어쩌면 좋을지 몰라 늘 회피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몸과 여러 증상이 괴롭히기에 스스로를 돌볼 필요를 절실히 느낀다. 오늘 스마일여성전용마사지에서 어깨에 쌀 한 가마니가 내려간 듯 가벼워지고, 머리와 눈, 목까지 개운해지는 경험은 내게 큰 힐링이었다. 아침부터 이어진 불편함마저도 다녀오고 나니 멀쩡해진 배를 보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된 듯한 안도감을 느꼈다. 원래는 오늘도 3-4차례 설사를 했어야 하는데...
예민하고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가끔씩은 도전 가능한 힐링 공간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혹시 내 주변에도 몸과 마음이 굳어버린 채 스스로를 돌보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레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아무런 광고 없이. 오늘의 경험은 단순한 마사지 이상의, 내 자신을 위한 소중한 휴식 시간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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